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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관리

사회 초년생, 3년 안에 자산을 모으겠다고 결심한 이유

by dokdo-talk 2025. 7. 22.

대학교를 졸업한 후 첫 직장을 구하게 된 건,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던 시기였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막연하게나마 ‘돈을 벌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상은 너무도 현실적이고 제한적이었습니다. 지방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면서 받게 된 첫 월급은 세후 150만 원. 서울에 사는 친구들보다야 생활비 부담이 적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많은 돈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적은 돈으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말 자산을 모을 수 있을까?

그때부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자산을 축적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단순히 적금을 붓는 정도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소비 습관을 점검하면서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실현하는 방법을 실험해 보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 없이 스스로 돈을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의미 있었고 절실했습니다. ‘자산을 모은다’는 건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내가 삶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였고, 그 시작을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하나씩 풀어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자산 관리의 기준을 설정하고, 소비 습관을 조절하며, 3년간의 자산 형성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산과 재무 관리

 

 

 

 

첫 번째 원칙 – 현실을 인정하고 지출 구조를 재설계하다

처음부터 엄청난 금액을 저축하겠다는 계획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집중한 것은 '지출 구조의 최적화'였습니다. 저는 지출을 줄이되, 생활의 질이 극단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선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자취를 포기하고, 관리비 포함 월 25만 원인 쉐어하우스를 선택했습니다. 매일 아침 자전거로 출퇴근해 교통비를 아꼈고, 알뜰폰 요금제(월 8,900원)를 이용해 통신비도 최소화했습니다. 점심은 회사에서 제공되는 식사로 해결하고, 저녁은 미리 장을 봐서 주 4회는 직접 요리해 먹었습니다. 외식은 주말에만 제한했고, 배달앱은 아예 삭제했습니다. 그렇게 조정한 결과, 한 달 생활비는 평균 80만 원으로 고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생활비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저는 매달 초에 ‘지출 시뮬레이션’을 작성했습니다. 다음 달 예상 지출을 카테고리별로 미리 적어두고, 실제 사용 후에는 비교 분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도움이 되었던 것은 ‘소비 리포트 노트’였습니다. 매달 커피를 몇 잔 마셨는지, 배달은 몇 번 했는지 적고, 다음 달에는 줄이거나 유지할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소비는 더 정제되었고, ‘무엇에 돈을 써야 할지 기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월 150만 원이라는 적은 급여로도 매달 60만 원 이상의 저축이 가능해졌고, 이는 자산 형성의 가장 단단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입이 적어서 돈을 못 모은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소비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결국 모으기 어렵다는 것을 직접 체감했습니다.

 

 

 

두 번째 원칙 – 적금보다 투자, 그리고 자산의 ‘의미’를 되짚다

처음 1년은 저축 중심의 자산 구조로 충분했습니다. 매달 50만 원을 자유적금에, 10만 원을 CMA통장에 자동 이체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자 고민이 생겼습니다. 금리 2% 적금으로는 물가 상승률을 이기기 어렵다는 현실이었고, 그래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투자라고 해서 주식을 무턱대고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저는 먼저 ETF(상장지수펀드)를 공부했고, 가장 기본적인 상품인 S&P500 ETF부터 적립식으로 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월 20만 원씩 분할 매수했고, 주가는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의 선택은 ‘금 투자’였습니다. 금은 물가에 비례해 안정적인 자산이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매 분기 10만 원씩 금 통장에 투자하면서 비상자금 성격으로도 활용했습니다.

자산을 단순히 ‘모은다’고 생각할 때는 행동이 어렵지만, 자산이 ‘나의 선택과 자유를 지키는 도구’라고 인식하게 된 순간부터 자산 관리가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카드값 걱정할 때 저는 불안하지 않았고, 갑작스럽게 치과 치료로 60만 원이 나가도 계획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자산은 단순히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의 안정감을 주는 방어막 역할을 했습니다. 투자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지만, 소액으로 시작해 실전 경험을 쌓은 덕분에 점차 자신감이 붙었고, 3년 차에는 투자 수익까지 포함해 총 자산이 2,000만 원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사회 초년생 시기에 작은 투자를 통해 자산의 속성을 이해하는 경험은 앞으로의 재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원칙 – 자산은 감정과 습관의 결과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산 관리를 숫자나 공식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3년 동안 느낀 것은, 자산은 결국 감정과 습관의 결과라는 점이었습니다. 소비 습관을 다듬기 전까지는 아무리 적금이나 투자를 병행해도 쉽게 무너졌고, 목표가 감정적으로 와닿지 않을 때는 실천도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돈을 쓰는 방식에도 ‘기준’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커피는 끊지 않되, 옷은 시즌별로만 구입하고, 책이나 학습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출의 우선순위를 재정의한 것입니다. 이 기준이 생기자 소비에 대한 죄책감도 사라졌고, 돈을 쓸 때마다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또한, 저는 매년 말이 되면 자산 회고 노트를 작성했습니다. 올해 내가 얼마나 모았는지, 어디에 실패했는지, 다음 해엔 어떤 소비를 줄이고 어떤 목표를 세울 것인지 스스로 기록했습니다. 그 기록이 쌓일수록, 돈을 관리하는 나만의 언어와 시스템이 만들어졌고, 자산 형성은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습관의 총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산은 저축액의 크기보다 꾸준히 이어지는 습관과 감정의 균형에서 생긴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 통장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자산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3년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제가 3년간 모은 자산은 단순한 수치가 아닙니다. 그것은 제가 삶을 내 방식으로 살아내겠다는 다짐의 결과였습니다. 물론 적은 급여로 시작했지만, 그 안에서도 생활 구조를 재설계하고, 소비를 통제하며, 투자까지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경제적 독립'에 조금씩 다가갔고, 앞으로의 삶을 설계할 자신감도 얻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소비를 돌아보고, 목표를 세워보세요.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더라도, 3년이라는 시간은 반드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줍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역시, 오늘 1,000원을 저축하고 지출을 한 번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출발선에 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크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작하는 것입니다. 3년 후의 당신이 지금의 선택에 감사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보세요. 이 시리즈에서는 앞으로 실제로 제가 어떤 방법으로 예산을 짜고, 통장을 분리했으며, 투자 자산을 구성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공유드릴 예정입니다. 애매하고 막연한 자산 관리는 이제 그만.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함께 만들어 나가 봅시다.